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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칼럼

별빛을 따라가며 읽어보는 우주의 비밀

by HDE톡 2024. 11. 11.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보며 경이로움에 빠진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별멍’ 을 좋아하는데요,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끝없는 우주와 세상의 광활함에 압도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 속에서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신비로움을 느끼며, 우주의 끝엔 무엇이 있을지, 그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죠. 이렇게 광대한 우주의 끝을 우리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평생 우주의 끝을 볼 수 없습니다. 우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팽창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최대 속도인 빛의 속도로 우주의 나이인 138억 년 동안 이동해도 우주의 끝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눈으로 보는 별빛은 사실 몇 백 년, 몇 천 년 전에 시작된 과거의 빛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가장 가까운 태양조차 우리에게 약 8분 전의 과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보는 이 밤하늘은 그저 과거의 한 조각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 신비로운 우주에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지 않고 속도와 중력에 따라 휘어지고 변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우주는 마치 거대한 천처럼 물체의 질량에 따라 공간이 휘어지고, 그 결과 시간 또한 영향을 받습니다. 즉, 시간이 팽창하며, 그 팽창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기에 우리가 빛을 통해 볼 수 있는 거리는 항상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별빛은 과거의 정보에 한정되며, 현재의 우주를 직접 볼 수 없기에 우주의 끝을 확인할 수도, 끝을 정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끝을 따지자면 시작점을 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것조차 우리가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우주는 하나의 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동시에 팽창하기 시작했다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죠.

 

특수 상대성 이론이 속도에 따라 시공간이 변한다는 것이라면, 이후 발표된 일반 상대성 이론은 질량이 큰 물체가 만들어내는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개념입니다. 모든 물체는 질량에 비례하는 중력을 만들어내는데, 예를 들어 태양은 지구보다 훨씬 큰 질량을 가지고 있어 강한 중력을 가지며, 이로 인해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게 됩니다.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중력이 극에 달하면 물체는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며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영역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블랙홀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블랙홀에 가까워질수록 시공간이 휘어져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에서 블랙홀 근처에 잠시 머물렀지만 지구에서는 몇 십 년이 지난 장면이 나오는 것처럼요. 이는 우주선이 블랙홀 근처에서 강한 중력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블랙홀의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 이라고 합니다. 이 지평선을 넘어서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게 되며,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디로 연결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더욱 우주는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인 셈이죠.

 

우주의 끝과 비밀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은 때론 허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단순한 과학적 발견을 넘어 그 이상의 깊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우리의 시야는 현재의 작은 고민 들에 묶여 있지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 무한히 펼쳐진 우주 속에서 훨씬 더 큰 세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원 정선군 타임캡슐공원. 출처: 한국일보(21.07.24) 한여름밤, '별멍'의 끝판왕 은하수를 찍다

우주의 거대함 속에 작은 고민 들을 살포시 놓아 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작음 속에서 거대한 우주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을 탐험하는 인류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순 없지만, 우리의 호기심과 탐구심은 그 어떤 별보다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 오랜 시간 여전히 변하지 않고 빛나는 별들의 모습을 보며 ‘영원함’ 을 느낍니다. 수천 년이 지나도 항상 그 자리에서 빛을 보내는 별들을 보며 옛날 사람들은 별에 영원을 맹세하고, 별자리를 만들며,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요?

 

한결 같은 빛으로 우리에게 영원의 상징이 된 별들을 감상하며, 마음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우주처럼 끝없이 넓고 자유로운 삶의 가능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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