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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칼럼

가을은 독서의 계절

by HDE톡 2024. 9. 23.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것이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나에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지만 상대에게는 아닐 수도 있고, 책이라는 게 왠지 결론에 가서는 교훈이 있게 마련이라서 의견을 제안하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두 가지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내 생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왠지 쑥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에 꽂아두고 위안이, 지혜가, 문장이 필요할 때마다 읽게 되는 책들 세 권을 짧게 소개하고 싶다.

 

유명한 책들이라 이미 다 읽으신 분들은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거나 맨부커상 수상작&후보작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2011년 맨부커상 수상작"

 

아내와 이혼을 한 60대의 남성 토니는 고등학교 시절 (40년 전) 사귀었던 여자친구 베로니카로부터 그녀의 어머니가 토니에게 유산 500파운드와 일기장을 남겼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책은 희미해져 버린 청소년기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주인공인 토니의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나간다.

 

주인공의 기억 속에서 베로니카는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고, 토니 자신은 상처 받은 사람이다. 토니의 기억을 바탕으로 소설의 전반부와 중반부가 전개되기 때문에 '일기장'이 반전을 가져다줄 거라는 것과 일기장 속에 무엇이 적혀 있을지는 독자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덮고 난 후에 꽤나 생각이 많아졌고, 책의 첫 페이지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150페이지가 아닌 300페이지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개인의 '기억'과 누군가의 일기장 속 '기록'이 다르다는 것. 내가 기억하는 '나 자신'의 모습과 실제 내 모습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남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인생의 어느 순간에, 오래된 기억을 찾아보게 될 날에 한 번 더 읽게 될 것 같다!

 

2. 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 이정섭

수상작도 아니고, 고전도 아닌 에세이 책이지만 은은하게 웃기다. 해학의 재미가 있다. 신문사 기자 출신인 작가는 스스로를 '개복치' '코알라'에 비유하는데, 그 설명이 또 그럴듯하다.

 

아마 나도 좀 소심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나도 개복치인 것 같아'라는 생각에 마음에 위로를 받곤 했다. 딱히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날 읽기 좋은 책!

 

멸종위기의 인간 개복치 테스트
3개 이상 해당된다면, 개복치 맞습니다!

[   ] '카톡'이나 문자는 편한데 전화는 부담스럽다.
[   ] 버스에서 벨을 잘못 눌러 한 정거장 먼저 내린 적 있다.
[   ] 주문한 음식이 안 나와도 '언젠가 주겠지' 하며 망부석처럼 기다린다.
[   ] 주 3일 이상 약속이 잡히면 전주부터 피곤하다.
[   ]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에너지가 빨리는' 편이다.
[   ] 가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만성 싫어증'에 걸린다.
[   ] 사교 대화는 하루 15분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   ] 다툼은 피곤한 일이라 가능한 한 피하고 싶다.
[   ] 적게 누리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살고 싶다.

 

3. 타인에 대한 연민 - 마사 누스바움

2024년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불안'이라고 한다. 불안은 닥쳐올 위험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감정이기는 하지만, 불안할 때 우리는 종종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불안은 양날의 검 같아서 정말 잘 다루어야 하며, 잘 다루기 위해서는 우선 불안에 대한 지식이 갖춰야 한다. 내 안에서 들끓어 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분출하기보다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더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는 '불안' '분노'가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사건을 포착한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상황을 타개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에 기인할 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너머에서 '희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 불안에 대한 책 추천 **

1. 불안 - 알랭 드 보통

2.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유발 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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